이것도 se66.com의 내가 펏던 글을 재펌한 글.
기억하고 싶은 글이다.한때 나도 업무욕심이 많았던 적이 있다. 업무욕심이 많은 것은 좋은 것이며 회사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자세이다.
그래서 호시탐탐 남의업무를 어깨넘어로 배워 "언젠가 저 업무를 내가 해야지" 그런 생각을 했던적도 있었다.
회사에서 담당업무가 적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구조조정시 또는 연말 인사고과에서 불리하게 평가될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수 있는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담당하고 있는 일이 너무 익숙한 일이라면, 그리고 나의업무를 동료 또는 후배가 원한다면 될수있는데로 그 업무를 넘겨주는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새로운 생산적이고 회사를 위해 더 가치있는 일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은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턱대고 일만 많이 하는것 보다는 회사발전에 더 기여를 할수있는 생산적이고 또는 수익을 향상시킬수 있는 일들을 스스로 만들어 수행하는 것이 회사에 오래 근무할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지금 근무하는 회사가 그러한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못한다면 당신의 회사는 분명 당신의 앞날을 보장해 주는 회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인생의 스승이 두명있다.
한사람은 나의 큰형님이고, 또 한사람은 내가 두번째 근무를 했던 회사의 사수였다. 그 사수는 지금 외국인회사의 한국지사에서 아주 잘나가는 사람이다.
내가 두번째 회사로 옮겼을때 나의 직급은 이미 대리말년이었는데 회사에서는 사수를 정해주었다. 옮긴회사의 업무를 좀더 빨리 파악하라는 의미와 빠른 시간내에 옮긴회사에 적응하게 하기위한 배려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이 사수란 사람은 좀 희한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당시 그 사수는 이미 전산분야에서 10년가까이 업무경험이 있었고, 당시 국내에서 기업의 전산실중 크기로 치면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잘 알려진 회사에서 DBA로 근무를 하다가 옮겨온 사람이었는데 솔직히 시스템운영이나 프로그램쪽은 그다지 능력이 뛰어나지 못해서 나와 같이 팀이되어 일을 할때 그런 실무적인 일들은 거의 내가 도맡아서 수행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 선배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수행하는 능력이라든가 업체들을 불러들여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데 있어서는 매우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다보면 여러기업의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같은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기위해 작업을 하는 것이기때문에 늘~ 잡소리가 나오게 되어있고, 참여기업간 또는 주최기업과 수행기업간 미묘한 문제들로 크고작은 다툼이 있게 되어있다.
그런데 그 선배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그러한 미묘한 문제를 매우 현명하고 조용하게 해결해 참여기업들의 불만을 최소화시키고 결과물을 극대화시키는 비상한 능력의 소유자 였다.
그 선배는 늘 내게, 다른 직원들이 나의 업무를 탐내어, 넘겨달라고 하면 무조건 넘겨 주라고 하였다. 그렇게하면 지금 내가 담당하고 있는 일을 모두 빼앗길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으며, 결국은 시간소모적인 일들은 대부분 털어주고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들을 주로 담당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 선배와 같이 근무했던 몇년간 나는 정말 많은 것을 배웠었다. 그 선배로부터 내가 배운 것들은 주로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거나 전혀 경험이 없는 노하우 들이었는데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두고두고 나의 생각과 판단에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누구나 마찮가지 겠지만, 회사에서 여러사람이 근무를 하다보면, 같이 근무를 하는 동료중에는 나와 잘 맞지않는 사람이 한두명은 꼭 있다.
나도 역시 마찮가지 였으며, 그 중 한사람은 업무적으로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많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한때는 그 사람이 빨리 회사에서 그만두거나 또는 타부서로 옮겨가기를 은근히 바랬던 적이 있다.
그런데, 나중에 내가 중간관리자가 되고 조금씩 더 중요한 위치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같은 직장에서 동료들간에 있을수있는 알력과 살아남기위한 경쟁에 대한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많이 이기주의적인 생각이긴 한데...)
왜냐하면 만일 그 동료가 어떤일로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게되면 그 동료가 수행하던 덜 중요한 일들을 어쩌면 내가 떠맡아야 할 수도 있을것 같았고, 그렇게되면 더 가치있고 생산적인 일을 할수있는 여력이 없을것 같아서 였다.(나보다 더 능력이 뛰어난 직원이었다면 생각이 다를수도 있었겠지만..하여간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고..)
IMF를 치뤄내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 이제는 한쪽구석에서 있는듯 없는듯 그렇게 티가 나지않게 중간이나 가겠다는 식으로 근무를 하다가는 오랫동안 버티기가 힘들다. 어느회사든 나이가 들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회사의 매출증대에 점차 참여요구가 커지며, 당연히 그렇게 해야한다.
누구나 할수있고 시간 소모적인 일은 나이가 많고 연봉이나 많이 축내는 직원들이 마냥 꿰고앉아 있을수 없으며, 혹시 아직도 그런 회사가 있다면, 그리서 그러한 점들이 불만스럽다면 크게 걱정할 바가 못된다. 어느회사든 그런 상태로 버텨나갈수 있는 회사는 이제 없으며 그런 직원들은 머지않아 회사를 떠나야 할 것이다.
주변의 직원들이 나의 업무를 탐낸다면 주어라.
만일, 내가 넘겨주는 업무가 회사에 있어 중요한 일이고 내가 다른 직원에게 업무를 넘겨주더라도 별문제가 없다면 회사는 그만큼 인재가 많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분명 회사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고있고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가 된다. 또는 그렇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나는 더 생산적이고 가치있는 업무를 개발할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것이니까 결코 나에게도 그렇고 회사에도 좋은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오히려 직원들이 서로 일을 하지 않으려고 미루는 회사다.
가장 문제가 되는 회사의 분위기는 직원들이 업무에대한 욕심은 별로 없으면서 자기업무를 절대 남에게 오픈하지 않으려고 꽉 쥐고 있는 경우이다.
그런 직원들의 대부분은 그렇게 해야 회사에서 해고되지 않고 잘 버틸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그것은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다.
왜냐하면 그런 직원들이 많은 회사는 이미 경쟁력이 없거나 머지않아 기업경쟁력이 떨어져 오래 장수할수 있는 회사가 아닐것이기 때문이다.
Ref:
http://www.ibmmania.com/zb40/zboard.php?id=ibmboard2&no=50219